이 시간에 아이패드를 켰던 적이 별로 없었나 보다. 실시간으로 지구의 모습에 맞춰서 업데이트되는 배경화면을 설정해 두었는데, 좀 전에 확인해 보니 해가 크게 보인다. 처음 보는 모습이라 신기했다. 

어제와 오늘,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심각하다면 심각한 문제로 마음이 온통 엉켰다. 인간관계 갈등 때문인데, 잊고 살자니 잊고 살아지지 않고, 해결하자니 해결의 의지가 없고, 그래서 갈등은 계속되고 있었다. 마음이 완전히 엉켜버렸고, 모처럼만의 휴일을 온통 다 망친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저 배경화면, 지구의 모습을 보면서 내 고민이 좀 사소한 고민으로 치부되길 바랐다. 이 배경화면은 내가 있는 곳을 위치 기반으로 점을 찍어 준다. 우리나라의 모습, 작디작은 그곳에 점 하나로도 차마 보이지 않는 지금 나의 고민, 그러나 내 머릿속은 온통 복잡하고도 큰 문제만 보일 뿐이다.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자. 그냥 치부해 버리자. 그래야만 내가 산다. 그래야만 이 집이 산다. 여기에 매몰되면 나도 죽고 모두가 죽는다. 피할 수 있을 때는 지났다. 이제는 좀 더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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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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