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clause
길함과 흉함
enosh
2020. 10. 7. 08:38
두 왕이 만났다.
전쟁을 하니 마니 결정하는 자리였기에,
아무래도 조언이 필요했나 보다.
여러 예언자(prophet)들을 불러 물어보니,
"전쟁을 하십시오, 이길 겁니다," 그렇게들 말한다.
왕에게 잘 보이기 위한 꼭두각시 같은 이들이다.
그리고 늘 흉한 말만 한다는 한 예언자에게도 묻는다.
그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는 권유에 억지로 부른 거지만.
그런데 어쩐 일로 그가 흉한 말을 하지 않는다.
그랬더니 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왕이
도리어 그에게 뭐라고 한다.
왜 흉한 말을 하지 않냐고. 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잘못된 줄 깨달아도,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면
괜찮다는 세상에 살고 있다.
진실이 아니어도 되니 그저 좋은 말이면,
괜찮은 척하면 되는 세상.
"당신이 맞는 말을 하는 거 같긴 한데
불편하니까 그런 말은 좀 하지 말아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