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clause
쓰레기
enosh
2020. 9. 28. 23:02
쓰레기는 버리는 것.
손을 떠나 다시는 볼 필요도 없으며,
아무런 미련 따위 가질 필요조차 없다.
인간에게 감히 붙일 수 없는 이 단어를 붙여 만든
인간쓰레기라는 말을 나는 자주 곱씹는다.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면
쓰레기만도 못한 존재가 되기 때문일까.
쓰레기는 쓰레기로 끝날 뿐,
인간은 쓰레기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마음에 흠집을 낸다.
꼭 무기를 들어야만 강도인가.
입으로, 텍스트로 사람의 마음을 찢어놓는 게
강도이자 쓰레기지.
악취가 나고 쓰레기 중 가장 더러운 쓰레기가 된다.
나는 쓰레기가 되지 말아야 하겠다.
그러나 한 끗 차이로 틀어진 인간이
쓰레기처럼 되는 건 어렵지 않다.
지금은 쓰레기라 부르겠다.
그 외에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다는 점에 대해
심히 안타깝다. 죄가 얼마나 인간을 쓰레기처럼 만드는지
깨닫지 못한다면 쓰레기로 살다가 쓰레기로 삶을 마감할 것이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정도가 우선 지금 내 깜냥이다.
나 역시 인간이 되어야 하겠다.
그래야 더 인간답고 인간답게 살 수 있을 테니까.
창조적인 생각이 언제쯤 내 안에 들어설까.
죄를 깨닫는 인생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