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clause
코로나
enosh
2020. 4. 13. 13:27
젊음이 우월하다는 착각, 나이가 많음이 우월하다는 착각, 세대 갈등이 팽배한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이런 갈등은 여전하겠지만 늘 그렇듯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은 다시없을 거라는 말이 최근에 크게 회자되었다.
시간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어쨌든 세상은 나아지지 않겠나 싶다. 다만 이번 코로나로 인해 무엇보다 인종에 대한 증오가 극도로 발현되고 말았다. 이는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 속에 깊게 자리 잡게 될 것만 같아서 두렵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죄는 미워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아야 하거늘, 인종 차별이 없는 세상은 더 어렵게 된 것 같아 아쉽다.
당연한 걸 꿈이라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종과 계층, 성별, 또 뭐가 있을까, 분명한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당연한 차별이 되어 왔던 지난날의 요소들 하나하나가 조금씩이나마 회복되는 것을 꿈꾼다.
교회는 어떤가. 모이는 건 잘 해왔던 한국의 교회, 모이면 강한 척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흩어지면 개개인의 모습이 어땠는지.
참 잘 모였다. 절기가 되면 더 잘 모였다. 부활절의 화려한 성가대, 그것이 마치 찬란한 영광인 것처럼 여기며 지나온 날들.
모이지 않는 시간에도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삶 속에서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지켜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모이지 않을 때의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코로나 이후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