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clause

있었더냐는 듯이

enosh 2022. 10. 3. 22:28

"..그렇게 되면, 이집트 땅에 언제 풍년이 있었더냐는 듯이, 지나간 일을 다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창 41)

 

하루하루도 이와 같지 않을까?

 

월요일이 좋았고 화요일이 좋았는데, 수요일과 목요일, 그리고 금요일까지 지독하게 힘들었다고 하자. 월요일과 화요일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것이고 금요일쯤 몸과 마음은 지쳐 있겠지.

 

여기에서의 메시지는, 첫 번째로 주어진 하루를 산다는 생각이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살지 않고 오늘 하루를 산다는 그런 의미. 두 번째로, 일희일비하며 살지 않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지킨다면, 인생을 참 잘 산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이 힘들고 내일이 힘들고 그렇게 하루도 안 힘든 날이 없다면? 현실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겠다. 그것은 섭리다. 요즘 나의 모든 묵상은 섭리로 귀결된다. 어제도 섭리, 오늘도 섭리, 내일도 섭리, 요즘 그렇게 산다.

 

섭리로는 설명 못할 게 없다. 그만큼 폭넓지만, 또 그만큼 두루 적용되기에 구체적으로 잘 와닿지 않는 느낌도 있다. 어쨌든, 여기서부터는 내 몫이다. 믿거나 말거나, 난 어쨌든 여전히 믿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