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clause

기술의 발전과 메시지

enosh 2021. 4. 6. 11:14

기술의 발전은 메시지의 무게를 빼앗아 갔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과거에는 사람을 보냈다.
먼 거리는 말을 타고 가기도 했을 텐데,
그 소식의 '메시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얼마나 진한 메시지였을까.
거리가 멀면 멀수록 메시지는 거듭 수정을,
또 수정을, 더 나은 의미 전달을 위해
고심하지 않았을까.

국제 전화가 연결되었을 때, 어찌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애틋하지 않을 수 있겠나.
비싸니까, 하물며 시간의 제약도 있다.
짧은 한 통화로 진하게, 많이 담아내야 한다.
그 목소리의 농도가 얼마나 짙을까.

귀찮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고민한
문장을 적고 조금이라도 무게가 더 실린
말 한마디를 할 수 있도록,
불편을 기꺼이 감수할 의지가 있는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싶다.